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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 시작된 대베트남 원조…한류로 이어져

by 베트남 컨설팅 2006. 5. 30.
90년대 초 시작된 대베트남 원조…한류로 이어져
 
국제협력사업은 지구촌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해야 세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문화와 피부색, 국경을 뛰어넘어 인술을 펼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인간 본래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머나 먼 이국땅에서 생활의 편안함을 뒤로 하고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해외 자원봉사단원들의 행동은 정말 아름답다.  
 
<국정브리핑>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유ㆍ무상의 대외원조(ODA)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세계 58개 협력국 중 스리랑카ㆍ필리핀ㆍ베트남ㆍ방글라데시ㆍ라오스 5개 국을 찾아, 현지인들과 더불어 함께 꿈꾸고, 함께 희망을 열어가고 있는 해외 자원봉사단원들을 동행 취재했다. (편집자 주)


지난 5일 하노이 시에 위치한 하노이 국립 외국어대학교 강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리는 날이라 아침 8시부터 준비가 한창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강당에는 대회 참가자들을 비롯, 이미 2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현재 하노이에 있는 대학 중 한국어 학과가 개설된 곳은 하노이 외대, 하노이 국립외대, 하노이 인문사회대 모두 세 곳. 베트남 전체에는 무려 8개 학교에 한국어 학과가 있다.

하노이 외대 한국어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리엔(20) 씨는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무척 많다”며 “한국어과 입학 경쟁률은 타과에 비해 높으며 지난해에는 6:1이었다”고 설명했다.

말하기 대회에 앞서 코이카 봉사단원과 제자들의 태권도 시범이 무대에 오르자 200여 명이 모인 강당이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찼다. 특히 칼에 꽂힌 사과를 발차기로 격파할 때는 긴장이 감돌았지만 성공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하노이 국립 외국어대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학년별로 세팀씩 모두 열두팀이 경합을 벌였다(좌). 대회를 보러 온 학생들. 대부분 하노이 내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우).


하노이 국립외대 1학년인 끼에우 아인(19) 씨는 “한국어, 태권도, 한국드라마 모두 너무 좋고 다들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는 친구들을 응원 왔지만 다음 대회에는 노력해서 반드시 참가 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한류’가 있었다. 단순한 문화적 관심을 뛰어넘어 한국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기와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한국 기업과 파트너가 되길 바라는 ‘한류’가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한류'는 우리 정부가 1991년부터 추진한 대 베트남 원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91년부터 대 베트남 원조, 지난해 899만여 달러 지원

베트남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은 첫 해인 1991년 2만 1,000달러에 불과했지만 1992년 31만 6,000달러, 1993년 99만 5,000달러 1994년 228만 1,000달러로 본격화 됐으며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통한 무상-기술협력 분야에서 중점 협력대상국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베트남 원조액은 899만 4,000달러에 달하며 91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우리정부는 총 5934만 1,000달러를 지원, 연평균 395만 6,000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90년대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가장 많은 원조를 받고 있는 국가 중의 하나다. 원조도 골라서 받는 이 곳 베트남에서 규모로 따졌을 때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무상원조는 일본 등 다른 선진원조국에 비해 미비하다. 하지만 우리의 원조에 대한 베트남 정부와 시민들의 기대와 반응은 실로 뜨겁다.

이는 우리 정부가 원조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중부지방 등 빈곤지역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교육·직업훈련과 IT분야 등 베트남 발전계획과 긴밀히 연계 돼 있기 때문이다. 원조의 신속한 실행과 일반주민에 대한 직접수혜 확대, 베트남 정부와의 협력사업 추진 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코이카 신명섭 부소장은 “베트남 정부의 10개년 국가 발전 계획 등에 맞춰 이에 부합하는 원조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원조 규모면에서는 매우 작지만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정부는 베트남의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2003년부터 3년간 60만 달러를 투입해 폐수처리·수질분석 장비 등을 지원했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는 개발 우선지역인 베트남 중부지역에 200만 달러를 투입해 40개 초등학교 건립사업을 진행했으며 300만 달러를 지원, 5개 병원건립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재는 다낭에 한-베 친선 IT 대학 설립사업(2004~2007년)과 중부지역 종합병원 건립사업(2006~2009년)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서 우리의 원조를 환영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한국 역시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개발을 겪은 나라이기 때문. 즉 우리의 경제개발 노하우와 자신감을 베트남은 원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코이카 김승범 소장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과 협력을 원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들과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선진국들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우리는 했으며,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개도국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 정성을 쏟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이 나라에서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잘 맞아떨어지면 금상첨화인데 최근 IT 분야와 직업훈련, 교육 분야 지원은 성공적인 사례”라고덧붙였다.

IT산업으로 경제 도약 꿈꾼다

응웬 부소장은 "한국의 원조가 베트남 IT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IT산업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IT산업이 경제 도약을 위한 비상구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의 IT산업은 규모도 작고 출발이 늦었지만 발전속도는 매우 빠르다. 인터넷 인구 700만 명에 ADSL 가입자가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 숙련된 기술인력이 부족하고 IT관련 법률이 정비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IT산업과 관련,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관련 법률의 체계화다. 베트남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입법을 추진중이며, 이 법안의 중심에는 코이카의 ‘베트남 IT 입법 지원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4~2005년에 걸쳐 86만 달러를 지원, ‘베트남 IT 입법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IT 법률의 포괄적 틀을 제시하고 하노이에서 베트남 IT입법 초안에 대한 공청회 등을 열어 베트남측의 최종 의견을 반영한 IT관련 법률을 만들었다.

현재 우리가 만든 영문 입법안을 기초로 베트남 정부의 최종 입법작업이 진행중이며, 6월 중 국회에서 확정될 계획이다.

베트남 우정통신전략연구소(NIPTS) 응웬 택 뚝 부소장은 “한국이 IT 분야에서 월등하기 때문에 한국의 IT 법에 관심이 많았다”며 “코이카의 지원사업을 통해 마련된 법안을 바탕으로 베트남의 사정에 맞게 법안을 작성했으며,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내년 1월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베트남에서 우리기업의 진출 활성화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IT 관련 법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IT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응웬 택 뚝 부소장은 “IT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관련 법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며 “법률이 정비되면 법적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해외 기업 등의 IT 관련 투자나 지원 등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터뷰-코이카 베트남 사무소 김승범 소장]

“한국의 원조는 개도국의 가려운 곳 긁어주는 원조”
김승범 소장은 "한국의 원조는 개도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원조"라고 말한다.
“한국은 경제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들이 못 보는 개발도상국들의 가려운 부분을 보고 이를 긁어줄 수 있는 노하우가 있습니다”.

코이카 베트남 사무소의 김승범 소장은 “비록 지원금액은 타 선진국에 비해 뒤지지만 한국 원조의 비교우위는 바로 여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소장은 “우리의 경우 불과 30년 전만해도 직업훈련 등 독일에서 원조를 많이 받았고 부산에 있는 한-독 직업훈련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은 아직도 원조 우수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며 “한국은 언제나 플러스 알파를 도출해 내는 수원국이었으며 베트남도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원조 규모는 908만 6,000 달러로 베트남 원조국 중 규모로는 4번째다. 프로젝트, 개발조사, 인력협력 사업 등 다양한 지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9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수생 초청 1764명 △전문가 파견 39명 △의료단 파견 2명 △태권도 사범 파견  2명 △봉사단 파견 197명 △개발조사 사업 6건 △물자지원 681만 1,000달러 △긴급원조 44만 9,000달러 △프로젝트 사업 29건 등을 진행했다.

코이카는 올해 일본뇌염 예방·퇴치백신 연구사업과 나짱-호치민 및 하노이-빙 간 철도복선화 타당성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프로젝트 사업으로 한-베 친선 IT대학 설립사업, 한-베 친선병원 3차 지원사업, 호치민 정치아카데미 도서관 정보화 지원사업, 중부지역 종합병원 건립사업 등을 추진한다.

김 소장은 “현재 인구의 45%가 20~30대인 베트남은 높은 실업률로 고민하고 있다”며 “기술을 가르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직업훈련의 경우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동기부여를 해서 베트남 사람들이 열심히 직업훈련에 임하도록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해외 원조 사업은 국제적 ‘의무’”라며 “우리는 현재 국제사회에서 걸 맞는 역할분담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원조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인식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지금은 ‘원조를 왜 해야 하느냐’는 의문보다는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더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코이카는 효과적인 원조와 ‘친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재:이건순 (lucy@news.go.kr)
출처: 국정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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