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남아 경제엔진’으로 뜬다 |
성장률 亞 2위… WTO 가입 앞두고 축제 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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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에 파란 불이 켜지자 차도를 꽉 메운 수십 대의 오토바이들이 ‘콰르릉’ 소리를 내며 무서운 기세로 달려나간다. 베트남의 경제중심도시 호찌민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김없이 깜짝 놀란다는 이른바 ‘오토바이 군단’이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이 나라에서 오토바이는 신속한 이동과 편리를 위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 전역의 자동차 보급이 300여만대에 불과한 데 비해 오토바이의 수는 1300여만대에 이르며 2010년에는 2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추산이 나올 정도다. 베트남 도시를 박력있게 가로지르는 ‘오토바이 군단’은 요즘 ‘잘 나가는’ 베트남 경제를 연상케 한다. 지난 1986년 베트남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도이모이(개혁개방) 정책을 쓰기 시작한 지 20년, 베트남은 빠른 속도로 동남아시아의 경제중심지로 급부상했다. 2000년대 이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7.5% 이상을 유지해왔으며 지난해에는 8.4%를 기록,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올해 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확정되면서 베트남은 아시아 최강의 경제중심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 풍부한 자원·우수한 인력이 동력 = 베트남 성장의 원동력은 경제성장을 향한 국가의 강력한 의지와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이다. 베트남에서 일하는 사업가들은 “베트남은 정치는 사회주의 체제지만 경제는 완전한 자본주의”라고 입을 모은다. 사업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제재나 비효율이 거의 없으며 외국 기업들엔 법인세 감면, 생산설비 수입관세 감면 등의 혜택도 준다. 천연자원도 풍부해 아세안(ASEAN) 국가 중에서 세 번째로 많은 양(약 10억톤)의 원유를 보유하고 있는 산유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다. 베트남의 인구는 총 8400만명이며, 전체 인구 중의 63%가 30세 이하로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 ‘젊은 나라’다. 게다가 중국이 철저한 산아제한정책을 펴고 있는 데 반해 ‘1가구 2자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은 인구증가율도 1.2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호찌민 공장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111달러로, 중국 상하이 노동자의 평균 임금 172달러보다 현저하게 낮으며 유교 문화의 전통이 낳은 베트남들인들의 높은 교육열과 타고난 근면성은 외국 기업들에게 베트남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외국 기업들, “가자, 베트남으로” = 현재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은 약 6500여개. 이들 기업이 베트남 전체수출의 약 57%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베트남에 대한 외국자본의 신규투자는 1~8월 사이 약 2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했다. 대만에 있던 컴퓨터 부품 제조공장들이 베트남으로 속속 이전되고 있으며,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중국과 인도 시장으로 진출하는 거점으로 삼기 위해 베트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미 5여년 전부터 한세실업 등 섬유회사가 진출했으며 부동산의 경우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베트남 신도시 건설 개발을 독점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SK, 롯데 등 대기업들도 최근 속속 베트남 진출을 선언했다. 특히 올해 말 베트남이 WTO에 정식 가입할 경우 미국, 유럽 등으로의 수출을 노린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는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자본주의의 그늘’도 침투 = 물질의 풍요라는 자본주의의 ‘빛’과 더불어 빈부격차라는 ‘어둠’도 이미 베트남 곳곳에 침투했다. 쇼핑센터과 고급호텔이 모여있는 호찌민 중심가 동코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세련되고 화려한 물품들은 유럽 도시 쇼핑가를 떠올리게 할 정도. 백화점에서도 1000달러가 넘는 고급시계와 500달러짜리 휴대전화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호찌민에는 자영업과 부동산 투자 등으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불과 2∼3년 전만 해도 6개에 불과했던 골프장 수도 내년에는 2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시내 인근 공원에서는 여러 명의 노숙자들이 찢어진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다. 화려하게 불을 밝힌 호찌민 밤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껌을 팔고 있는 열 살짜리 소녀는 “왜 이걸 팔고 있냐”는 질문에 “배가 고파서”라고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호찌민 = 이영희기자 misquick@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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