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베트남 잇는 ‘사랑의 통역사’

[쿠키 사회] 한국 생활 8년차 화이두씨(33·여·베트남)는 언제부턴가 본명 만큼 ‘이혜수’라는 이름도 익숙해졌다. 수원 지역에 사는 베트남인들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화이두’하며 그녀를 찾는다. 한국인 역시 기업 사장, 공무원, 경찰 가리지 않고 베트남인과 관련된 일이라면 ‘이혜수’를 찾는다. 이들은 이씨를 한국과 베트남을 이어주는 ‘사랑의 통역사’로 부르고 있다.
2년에 걸친 한국남성과의 결혼생활은 그녀를 통역사가 되게 한 아픈 기억이었다. 낯선 문화속에 말까지 안통해 욕을 듣고 매를 맞았다. 말만이라도 전달해 줄 사람 한명, 도움 받을 기관 하나를 찾았지만 주위엔 아무 것도 없었다.
혜수씨는 이 때를 회상하며 “통역이 안돼 겪게 된 아픔을 내게서 끝내고 싶었는지 자연스럽게 통역을 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결국 어린 딸을 데리고 남편곁을 떠난 그녀는 순대 만드는 공장에서 2년을 일하고 다시 순대집에서 2년 동안 야간 설거지를 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딸 만큼은 ‘남’이 아닌 ‘우리’로 키워보고 싶어서 일도 열심히 하고 틈날 때마다 한글을 독학했다.
살아온 기후 탓에 매일 빨래를 하는 베트남인 아내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불만,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한국인 사장과 베트남인 노동자의 다툼 등 말이 통하지 않아 커져가는 오해를 볼 때마다 혜수씨는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그녀가 두 나라 사이에 만들고 있는 사랑의 다리는 언어 뿐이 아니다. 공장과 식당에서 익힌 솜씨로 순대국과 베트남쌀국수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순대국집을 열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수원 화서동에 위치한 ‘화서순대국·왕족발’집에는 모든 메뉴에 한글과 베트남어가 함께 써 있다. 족발에서부터 월남만두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의 먹거리는 모두 한 냄비에서 요리된다. 외국인이 끓여주는 별난 순대국의 기가 막힌 맛과 고향의 냄새 때문에 한국·베트남인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식당 2층에는 ‘베트남의 집’을 마련, 각종 서류대행, 노래, 요리 공부 등 타향살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베풀며 한국을 사랑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녀는 “한국인들은 과거 아메리칸드림의 기억으로 베트남인들을 바라보고, 베트남인들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이해한다면 함께 행복해질 것”이라며 “대학교에서 한글 번역을 공부해 베트남의 집을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경기일보 임성준 기자 sjlim@kgib.co.kr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7.07.28 07:30:28]

2년에 걸친 한국남성과의 결혼생활은 그녀를 통역사가 되게 한 아픈 기억이었다. 낯선 문화속에 말까지 안통해 욕을 듣고 매를 맞았다. 말만이라도 전달해 줄 사람 한명, 도움 받을 기관 하나를 찾았지만 주위엔 아무 것도 없었다.
혜수씨는 이 때를 회상하며 “통역이 안돼 겪게 된 아픔을 내게서 끝내고 싶었는지 자연스럽게 통역을 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결국 어린 딸을 데리고 남편곁을 떠난 그녀는 순대 만드는 공장에서 2년을 일하고 다시 순대집에서 2년 동안 야간 설거지를 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딸 만큼은 ‘남’이 아닌 ‘우리’로 키워보고 싶어서 일도 열심히 하고 틈날 때마다 한글을 독학했다.
살아온 기후 탓에 매일 빨래를 하는 베트남인 아내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불만,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한국인 사장과 베트남인 노동자의 다툼 등 말이 통하지 않아 커져가는 오해를 볼 때마다 혜수씨는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그녀가 두 나라 사이에 만들고 있는 사랑의 다리는 언어 뿐이 아니다. 공장과 식당에서 익힌 솜씨로 순대국과 베트남쌀국수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순대국집을 열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수원 화서동에 위치한 ‘화서순대국·왕족발’집에는 모든 메뉴에 한글과 베트남어가 함께 써 있다. 족발에서부터 월남만두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의 먹거리는 모두 한 냄비에서 요리된다. 외국인이 끓여주는 별난 순대국의 기가 막힌 맛과 고향의 냄새 때문에 한국·베트남인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식당 2층에는 ‘베트남의 집’을 마련, 각종 서류대행, 노래, 요리 공부 등 타향살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베풀며 한국을 사랑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녀는 “한국인들은 과거 아메리칸드림의 기억으로 베트남인들을 바라보고, 베트남인들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이해한다면 함께 행복해질 것”이라며 “대학교에서 한글 번역을 공부해 베트남의 집을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경기일보 임성준 기자 sjlim@kg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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