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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찾아 암투병속 3개월여 미국 뒤진 베트남 모정
베트남 컨설팅
2006. 12. 20. 08:59
아들찾아 암투병속 3개월여 미국 뒤진 베트남 모정 [연합]
19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살던 하이 응웬(57)씨가 생애 처음 외국행 비행기에 올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을때 그녀의 손에는 단돈 600달러와 4년 전 아들 투안(36)이 LA인근 샌타애나에서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봉투, 빛바랜 사진 1장이 쥐어져 있었다.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응웬씨가 한마디의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서도 미국 땅을 밟은 까닭은 공산당의 손에 숨진 남편을 묻고 키우던 세 자녀중 맏이인 투안이 20년 전 밀항선을 타고 난파되다 구조돼 말레이시아를 거쳐 미국에 정착, 시계 수리공으로 정착했다고 알려온 뒤 갑자기 소식이 끊겼기 때문. 더구나 응웬씨는 지난 2001년 난소암으로 2개월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고 수술이나 항암치료도 포기한 상태에서 아들의 편지마저 끊겼으며 예고됐던 2개월을 넘기고 시한부 삶은 계속 연장됐지만 연락이 두절된지 4년이 넘자 "죽기 전에 아들을 만나고 싶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주위에서 돈을 빌리고 나머지 두 자녀가 보탠 돈 등 1천400달러를 모아 미국행을 단행했던 것. 우선 옛 주소지를 중심으로 거리를 쏘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힘든 아들 찾기가 시작됐다. LA 인근 웨스트민스터의 '리틀 사이공'까지 찾아간 그녀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베트남 동포들은 그녀를 잠재워주고 먹을 것과 성금을 주면서 힘을 보탰고 베트남 동포 언론에서도 이런 소식을 전하던 어느날 아들이 강도 혐의로 감옥살이를 한 뒤 홈리스가 돼 길거리에서 지낸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LA 인근의 길거리에 진을 친 홈리스들을 찾아다니며 지저분한 담요를 뒤집어쓴 홈리스들을 일일이 살피던중 투안을 샌프란시스코 인근 새너제이에서 봤다는 소식이 날아왔고 마침내 지난 11월19일 새너제이의 한 음식점 뒤켠에서 담요를 뒤집어쓴 투안을 찾아낼 수 있었다. 확인 결과 투안은 이미 11년전인 1995년 한 가정집에 들어가 강도짓을 벌이다 징역 10년이 선고됐지만 응웬씨에게는 이런 사실들을 숨긴 채 잘 지낸다는 내용의 편지를 계속 보냈고 5년만에 석방된 뒤에도 가석방 규정을 어겨 3차례나 더 교도소에 갔다가 올 1월에야 풀려나 홈리스로 전락했던 것. 초점이 흐린 눈으로 "암에 걸린 어머니는 지금 베트남에 있다"며 자신을 '아줌마'라고 부르던 투안은 어머니의 품에서 5일이 지난 뒤 20년만에 처음으로 '엄마'라고 소리내 불렀다. 응웬씨는 험한 세상에 아들 혼자 보냈던 것을 오히려 자책하는 한편 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심신이 엉망이 된 아들을 새너제이의 한 사원으로 옮겨 보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쇠약해지고 있는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는 응웬씨는 자신의 비자가 만료되는 내년 1월까지는 투안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