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펀드, 시장 작은데 자금은 '밀물'
베트남 펀드, 시장 작은데 자금은 '밀물'
운용사 "환금성 문제 생길수도" ..투자한도 낮춰 '열기 식히기'
베트남 펀드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펀드 규모에 비해 베트남 주식시장의 규모가 작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주식시장 규모는 11월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7조원, 상장기업 79개 수준이다.
투자금은 쌓이는데 살 주식이 없다면 수익을 올리기는 커녕 환금성 문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에 베트남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에서 투자한도를 낮추는 등 '베트남 열기 식히기'에 나섰다.
7일 한국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판매된 '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 펀드'의 1인당 분기별 투자금액 한도가 분기당 300만원으로 낮아졌다. 한국운용은 제한없이 공모를 시작했다가 판매 5일만인 지난달 20일 투자금액을 분기당 1500만원으로 한정했다. 이어 7일 만인 지난달 29일, 다시 투자제한을 5분의 1 수준인 분기당 300만원으로 낮춘 것이다. 현재 모집중인 적립식 펀드에는 약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조동혁 한국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모집금액을 늘리고 싶지만 운용에 부담이 돼 서둘러 투자한도를 낮췄다"며 "다른 국내 운용사에서도 베트남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립식 펀드의 경우 앞으로 500억원 정도 설정액이 증가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본부장은 "11월말까지 상장 승인 신청을 한 기업이 30여 곳 정도된다"며 "현재 추세를 감안했을 때 적립식 펀드는 500~600억원 가량 규모가 늘어나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시가 총액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펀드 규모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강신우 한국운용 부사장은 "올 한해 베트남 시가총액 규모가 10배 이상 성장했다"며 "이 속도라면 펀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도 유동성 문제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장하는 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혜택이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상장기업이 111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또 "현재 펀드 자금이 국내펀드에서 해외펀드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다"며 "해외펀드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이 높은 인도보다는 베트남이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 덧붙다.
현재 적립식 펀드를 제외한 거치식 펀드의 경우 모집이 마감됐다. 조 본부장은 "당분산 새로운 베트남 펀드를 설정할 계획은 없다"며 "기존의 펀드 운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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