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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베트남 투자펀드 ‘투자따로, 설명서 따로’?
베트남 컨설팅
2006. 11. 20. 10:49
첫 베트남 투자펀드 ‘투자따로, 설명서 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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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비중 훨씬 높고 모두 비상장株…한국證 “협회자료가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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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과 한국운용이 지난 6월 말 모집ㆍ설정한 국내 최초의 베트남투자펀드 ‘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 1’이 설정 6개월도 채 안 돼 투자설명서와 어긋난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향후 이 펀드의 운용 추이를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전망이다.
5년간의 환매 제한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말 설정돼 8월 말까지 무려 750억원을 공모하며 인기를 끌었던 한국운용의 베트남펀드는 현지 국영 기업의 기업공개(IPO)에 맞춰 상장 및 비상장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주식혼합형 펀드다.
투자설명서상 투자 전략은 설정 초기 베트남 거래소 상장주식을 15~20% 일부 편입하고, 나머지 80%는 국내 채권 및 유동성에 투자하도록 돼 있다. 이후 투자 2~3년차에는 베트남 정부의 민영화계획에 따라 IPO주식은 총 자산의 45% 수준으로, 거래소 외 거래주식(OTC 주식)은 18%, 상장주식은 18% 등을 각각 편입하게 된다.
그리고 만기 부근에서는 IPO주식과 OTC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 다시 포트폴리오 구성은 국내 채권 및 유동성 80%, 상장주식 20%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11월 16일 현재 자산운용협회에 공시된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주식 34.08%, 채권과 유동성은 63.81%로, 주식 비중이 투자설명서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9월 말 분기 영업보고서상에 밝힌 보유주식은 모두 비상장이다. 현재의 포트폴리오 구성비율, 초기 투자 대상 등이 모두 투자설명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설명서상의 투자 전략이 바뀔 수도 있지만, 총 5년에 달하는 투자기간 가운데 설정 이후 5개월, 공모 마감(8월 말) 이후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혀 다른 투자 패턴을 보이는 것은 투자설명서를 기초로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국운용 조동혁 글로벌운용 본부장은 “시차 때문에 자산운용협회에 공시되는 정보와 실제 정보는 다를 수 있다”면서 “현재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상장주식 25%, 비상장주식 20% 등 주식 비중이 45%에 달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주식 비중을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초기 비상장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설정 초부터 비상장주식에 투자했을 리 없다”면서 “협회 자료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일반적으로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인 협회 공시와 분기 영업보고서 모두에 착오가 있었다는 해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좀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투자설명서에 약속한 대로만 투자할 수 없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투자설명상의 전략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는 투자설명서를 변경하고 공시를 통해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운용의 베트남펀드는 가입기간에 15.21%에 달하는 수수료 부담이 있는 데다 5년간 자금이 묶이는 데에 따른 기회비용(연 4%) 21.66%까지 감안하면 투자자는 총 36.87%에 달하는 투자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즉 1000만원을 맡긴 고객의 경우 5년간 368만원의 비용을 치르게 되는 셈이어서 운용사로서는 5년간 상당한 고수익을 내야 하는 부담이 있는 상품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