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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합작은행 장롱속 돈까지 유치

베트남 컨설팅 2006. 9. 5. 08:19
한-베트남 합작은행 장롱속 돈까지 유치


◆아시아 금융리더 꿈꾼다 / (2) 소매금융에 눈 뜬 베트남◆

베트남 국영은행인 베트콤뱅크와 합작해 설립된 신한비나은행은 이 나라 경제수도라 할 수 있는 호찌민에서도 금융가로 불리는 호퉁마우 거리에 있다.

은행 맞은편에 베트남 최대 은행인 농업은행 호퉁마우 지점이 있고 한 블록 건너에 베트남 중앙은행과 합작 파트너인 베트콤뱅크 호찌민 지점이 있다.

사콤뱅크 테크콤뱅크 등 많은 은행들이 몰려 있다.

유달리 천장이 높은 신한비나 창구에 들어서자 한국 기업가나 동포들 외에도 적지 않은 베트남 사람들이 소파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계 광고회사 오길비&매더스에서 재무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다는 응우옌 종 죽 씨(32)는 "내집 마련을 위해 모기지론을 신청하러 신한비나를 찾았다"고 말했다.



응우옌씨는 "베트남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너무 고압적인 데다 업무 처리속도도 느려 잘 찾지 않는다"며 "신한비나는 직원들이 상냥하고 대출도 신속하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어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호찌민 북쪽 투득 지구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 분양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4억5000만동(약 2700만여 원)을 대출받았다"며 "신용도를 인정받아 다른 은행보다 이자도 0.5%포인트 싸다"며 활짝 웃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불과 640달러인 나라에서 3만달러에 가까운 거금을 대출한 것이다.

노성호 신한비나 사장은 "호찌민은 최근 외국계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소득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며 "합작은행 장점을 살리면서 한국에서 축적한 선진 금융기법과 차별된 서비스로 베트남 소매금융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묻지마 통장`이다.

묻지마 통장은 베트남 지하경제에 숨어 있는 미국 달러화를 유치하기 위한 신상품이다.

지하자금을 양성화하기 위해 예치금에 대해 출처를 묻지 않는다.

베트남정부 양해 아래 합작은행에서만 팔고 있다.

전국 규모로 현금자동화(ATM)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신한비나의 강점이다.

신한비나는 2004년 합작 파트너인 베트콤뱅크와 ATM 제휴를 하고 전국에서 무인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콤뱅크는 베트남 은행 중 가장 많은 ATM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은행들은 특히 베트남 부동산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대원 칸타빌이 호찌민 북부에 지은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모기지론 판매로 짭짤한 수익도 올렸다.

호찌민 공항과 호찌민시를 잇는 공항연결 고속도로 건설과 신도시 개발계획에 약 15억달러 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GS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유치하기 위한 현지 은행간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이런 시장이 한국계 은행들에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2위 은행인 베트콤뱅크는 PB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발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억동(약 13만달러) 이상 거액을 예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 5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노 사장은 "현지화를 통해 차근차근 기반을 닦는 것도 좋지만 규제가 많고 금융환경도 급변하고 있다"며 "은행 민영화에 맞춰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 베트남 금융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작 파트너인 베트콤뱅크는 총자산 87억달러, 당기순익 82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 제2위 거대 은행"이라며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민영화 절차에 따라 지분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변상호 차장(팀장) / 최용성 기자 / 조시영 기자 /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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